2015년 3월 11일 수요일

[야노경제연구소 / 컬럼기고] 국가 존망의 위기

[저출산∙고령화] 국가 존망의 위기

주식회사 야노경제연구소
이사 야노 하지메(矢野 元)
 
 
7월에 열린 일본 전국지사회의에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일본은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려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현재 일본은 ‘죽음에 이른다’는 말보다 국가 존망의 위기에 빠져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은 이 사실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현재 ‘인구력’ 감소 현상에 대한 내용들이 미디어에서 다루어지고 있지만, 일본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고 일반적인 여러 사건 중 하나로 비쳐지고 있다.

유엔의 추산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년간 일본의 노동인구는 약 500만명 감소한다. 이 숫자가 잘 와 닿지 않겠지만, 일본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자동차관련 산업의 노동인구가 55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상상할 수 있다. 일본에서 최대 노동인구가 집결되어 있는 산업분야가 7~8년 만에 증발해 버리는 속도이다.
또 일본 국민의 1인당 명목 GDP는 2013년 370만엔 정도로, 만일 500만명의 노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이를 별도(생산성 향상이나 자동화 등으로)로 보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18.5조엔 규모의 부가가치 창조능력이 사라지는 셈이다. 아주 단순한 계산이지만 심각성을 짐작하기에는 충분하다.
도쿄도가 추산한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통해 얻게 될 경제효과는 약 3조엔으로, 그 몇 배에 달하는 가치가 사라지려고 하고 있다. 이것은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눈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해결방안은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기적의 마을>로 알려져 있는 나가노현 시모죠무라(長野県 下條村)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일본의 전국 합계 출산율은 1.41명 정도인데 비해, 시모죠무라는 과거 5년간 평균 1.86명을 기록하고 있다.
‘기적’의 사전적 의미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나와 있다. 재현이나 응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이 지자체가 실행해 온 것들은 정말 기적인 것일까?
지역운영의 <젊은이 정착 촉진 주택>과 관련 임대료 보조지원, 단독주택 건설비 10% 지원, 고등학교 졸업까지 의료비 무료화, 지역운영 보육원의 보육료 감액, 의무교육 급식비 40% 지원 등, 시책 그 자체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시모죠무라에서는 오히려 공적기관의 직원을 최대한으로 축소하여, 공공사업의 경우 가능한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행정기관은 필요한 자재만 제공하는 ‘자재지원사업’을 실시하는 등, 행정 코스트를 철저하게 최소화하여 재원을 마련한 것이 최대 성공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기존의 행정처리 방식을 철저히 재검토한 것이 ‘혁신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을 ‘기적’이라고 한다면, 역시 일본은 실로 심각한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려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차원에서 실현해 온 ‘혁신’을 국가 차원에서 진행해 갈 수 있을지, 그것이 최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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