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7일 월요일

야노경제연구소/칼럼기고 - 애플 자동차

애플 자동차


2018년 12월
 주임연구원 이케야마 도모야(池山 智也)

  내 방에는 아직 브라운관TV가 있다. 브라운관이라는 말은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익숙하지 않아, THE BLUE HEARTS(일본의 펑크록 밴드)의 ‘푸른 하늘’의 가사에 나오는 ‘브라운관 저편’을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TV 시청은 거의 하지 않고 녹화한 프로그램을 주로 보고 있어, 지상파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된 후에도 블루레이 레코더를 연결해 브라운관TV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것을 구입한 시기는 2001년으로 기억하고 있어 이미 17년이나 지났지만, 고장 난 곳은 한군데도 없다.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을 보면 화면 사이즈가 4:3이기 때문에 영상의 가장자리가 잘려서 보이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고장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거실의 42인치의 LCD TV, 2대의 블루레이 레코더는 제조 메이커는 말할 수 없지만 구입 후 5년 정도 만에 고장이 나고 말았다.

  2000년 이후 반도체 디바이스를 탑재한 디지털 기기가 아날로그 기기를 대체했다. 브라운관TV에서 LCDTV(최근에는 OLED TV), 비디오 데크에서 블루레이 레코더로, 휴대전화는 피처폰(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해 우리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충격적이었던 것은 2008년 미국 애플사의 iPhone의 등장이다. 당시 나는 전자 디바이스 분야를 담당하고 있었고, 가속도센서/각속도센서를 조사하고 있었다. 때마침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라는 반도체 기술을 사용해 센서가 대폭적으로 소형화되고 저렴해졌던 시기로, 다양한 용도 및 기기에서의 채용이 전망되고 있었다. 2005년 무렵 어느 메이커 담당자가 “가속도/각속도센서를 탑재함으로써 유저 인터페이스가 직감적으로 바뀌고, 휴대전화의 버튼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MEMS 가속도센서, 터치패널 등을 탑재한 iPhone이 등장해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이 주역이 되고, 4년 후인 2012년에는 스마트폰이 피처폰의 시장규모를 뛰어 넘게 된다. 스마트폰의 고성능·다기능화도 진화를 계속해, 음악 플레이어 및 카메라, 동영상 재생, 인터넷 브라우저, 전자메일 기능 등이 모두 탑재되어, ‘휴대전화=통화’라는 구조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특히 앱을 추가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개인이 휴대하고 다니는 정보뱅크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자동차에도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서 100년에 한번 있는 대변혁’이라고 불리는 CASE는 2016년에 개최된 파리모터쇼에서 독일 Daimler사의 강연에서 사용된 조어이다. ’Connected’, ‘Autonomous’, ‘Shared & Services’, ‘Electric’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현재 자동차 메이커가 직면하고 있는 기술 및 서비스이다. C의 Connected가 실현됨으로써 자동차는 IoT(Internet of Things)의 하나가 되어, 여러 가지 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에서의 주행기록 및 자차위치정보의 수집, 지도데이터 및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등으로, 각종 서비스와 결합되어 셰어링카의 편리성 향상으로도 연결된다. 미국 TESLA사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를 커넥티드로 실시하는 OTA(Over The Air)를 타사에 앞서 실현하고 있으며, 2018년 11월에 소프트웨어를 버젼9.0으로 갱신했다. 이것은 스마트폰이 OS를 업데이트하는 시스템과 같으며, 2020년 이후 5G(제5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의 실용화에 의해 커넥티드와 자율주행, 셰어링 서비스의 융합이 가속화된다. 이와 함께 환경규제·저연비를 향한 전동화의 기술혁신과 시장 투입도 진행되어, 커넥티드·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EV(전기자동차)가 셰어링 서비스를 목적으로 도시를 주행한다. 그리고 이 블루오션 시장의 패권을 둘러싸고 자동차 메이커 및 자동차 부품 메이커뿐만 아니라, IT 및 통신, 반도체 등의 대형 메이커, 라이드셰어 및 AI, 소프트웨어 등의 스타트업 메이커 등도 신규 참여해, 매수와 제휴 등이 진행되고 있다.


  2008년 iPhone이 발매된 후 10년이 지나지만, 당시 애플사의 기세를 보고 “다음에는 애플사의 사과 엠블럼을 붙인 자동차를 만들지도 모른다!”고 농담으로 말한 것이 기억났다. 현재 자동차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보고 있으면, 새 원호(元号)에 태어난 사람들이 20세가 될 무렵에는 iPhone이라고 부르는 ‘애플 자동차’가 성인식까지 무인 운전으로 배웅해주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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